지갑
교회 화장실에서 지갑을 주웠다.
신분증과 카드들, 그리고 현금이 상당히 많았다.
지갑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.
아, 이 고민은 들고 튈까? 이런 고민이 아니라
경찰서에 가져다 줄까? 관공서에 가져다 줄까? 고민이다.
그래서 엘이와 함께 집 주소를 확인하여
집을 방문했다.
방문한 이유는 한가지다.
어떤 보상을 바라고 가져다 준 것이 아니라
교회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줌과 동시에
근처 교회라도 가보라고 전도를 하고 싶어서였다.
나는 목사고, 교회에서 주웠다.
그러니 혹 마음이 있으면 근처 교회에 가보시라~
뭐 이런 마음을 가지고
하엘이를 데리고 집을 방문했다.
그런데 집에 없을 것을 대비해
교회와 내 이름 연락처를 적은
종이를 우체통에 넣고 교회로 돌아왔다.
한 2시간 지났을까?
지갑의 주인이 전화가 와서 교회로 찾아왔다.
정말 신기한 것은
지갑이 주인이 예전에 어릴 때 우리 교회에 다녔다는 것이다
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자신의 어머니는 권사님이고,
아내는 집 근처 교회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단다.
하지만 본인은 잠시 쉬고 있는 중이라길래
손을 잡아 드리며 신앙생활을 꼭 다시 하라고 했다.
우리 교회가 아니더라도 괜찮으니
집 근처 교회에 나가서 예배를 드리라고 말씀드렸다.
그렇게 그분은 내게 수박 한덩이를 선물해주시고
돌아갔다.
아내와 나는 엘이에게 이 사건을 설명하며
절대로 남의 것을 줍더라도 가져서는 안된다고 알려줬다.
아무도 보지 않고, 돈이 상당히 많더라도
그것을 몰래 가져가는 것은 도둑질이라고 말이다.
무엇보다 하나님의 사람들은
바르고 정직하게 살아야 됨을 알려줬다.
잘 깨달았는지는 모르겠지만....
마지막에 이런 질문을 했다.
“아빠! 아빠가 지갑을 찾아줘서 받은 수박인데
나도 먹어도 되나요?”
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수박...
그래 아들아
일단 수박을 먹으면서
다시 이야기해보자.. ㅋㅋㅋㅋ
#바르고정직하게
#선한양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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